•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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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나 되는 추석연휴를 맞아 3500만 명이 고향을 찾아 설레는 발걸음을 시작한다.
 
팍팍했던 일상을 벗어나 오랜만에 모인 가족 친지들이 조상 묘를 찾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족애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일년 중 가장 둥굴다는 추석 보름달은 장소와 이념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삶을 푸근하게 굽어본다. 휴전선 남쪽에 뜨는 달은 북쪽에서 바라보는 그 보름달인 것이다.
 
민족이 대 이동하는 추석에도 그리운 가족을 만나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한 적십자사에 북한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아달라고 신청한 128.842명 가운데 55.960명이 이미 사망을 했다고 한다.
 
남은 72.882명만 이제나 저제나 북한의 형제.자녀.친척을 상봉할 날을 애타게 기다린다. 서울에서 평양까지220키로 정도니 차로 2시간 반이면 닿는 거리다.
 
하지만1948년 남북분단 정부가 수립된 이후 남북이산가족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고 있는 군사분계선은 65년이 지난 오늘도 높고 견고하기만 하다.
 
이제는 남북이 적당히 타협해 이벤트성으로 벌이는 이산가족상봉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됐다.
 
상시적으로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확인 작업을 하고 서신의 자유로운 왕래도 보장돼야한다. 한번 만난 가족들이 언제든 상설면회소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몇 시간 동안 형식적으로 만나게 하는 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기약할 수 없는 생이별을 다시 강요하는 방식은 만남의 기쁨보다 더 긴 헤어짐의 고통을 요구한다.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을 체제불안 요소로 보는 것이 문제이다.
 
북한은 쌀이나 비료지원 등을 위한 협상카드로 이산가족 상봉을 활용하던 태도를 버리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통 큰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 박용만  (사)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상임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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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칼럼- 남과 북의 가족이 함께 보는 보름달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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